'판타스틱 플래닛' 태그의 글 목록 :: 영화 보는 영알못

 먼 미래, 지구는 트라그라고 불리는 푸른 빛의 거인들이 지배하고, 그들은 작은 인간들을 옴이라고 부르며 가축이나 애완동물처럼 대한다. 티바라는 트라그는 어린 옴을 구하고 테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티바는 다른 애완 옴처럼 테어에게 목걸이를 걸고 그를 소유하려 하지만, 동시에 테어는 언어를 비롯한 트라그들의 지식들을 티바의 헤드폰을 통해 배우게 된다. 어느 날, 테어는 티바의 헤드폰을 들고 탈출을 감행한다. 탈출에 성공한 테어는 야생의 옴들을 만나 트라그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야기하고 반란을 꾀한다. 이를 알아챈 트라그들은 옴 소탕작전을 세운다. 르네 랄루와 롤랜드 토퍼의 1973년도 애니메이션 영화인 <판타스틱 플래닛>은 일종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서사와 북유럽 신화가 뒤섞인 듯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판타스틱 플래닛>은 싸이키델릭한 이미지로 가득하다. 지구가 멸망하고 새로운 종이 그 위에 군림하고 있는 상태라면 어떤 이미지든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판타스틱 플래닛>은 카툰 네트워크의 <어드벤처 타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어드벤처 타임><판타스틱 플래닛>의 영향 하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어드벤처 타임>이 다양한 영상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서사를 갖가지 방향으로 뻗쳐 나가는 것에 비해 <판타스틱 플래닛>의 서사는 경직되어 보인다. 익숙한 신화적 서사(출애굽기)를 따르면서 비주얼적인 측면 이외의 상상력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 전세계가 냉전체제 하에 있던 70년대 프랑스인의 자의식이 싸이키델릭한 영상과 함께 과장되어 드러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소수자(가령 여성 옴)을 대하는 방식은 지금 시점에서 보기엔 다소 구시대적이다. 여러모로 명성에 비해서 크게 다가오는 것은 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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