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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완의 <컨저링>으로 시작된 ‘컨저링 유니버스’의 신작 <더 넌>이 개봉했다. <컨저링> 시리즈의 메인 악령으로 등장했던 수녀 악마(보니 아론스)의 기원을 다루는 작품이다. 영화는 한 수녀가 자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톨릭적인 초자연현상을 조사하는 버크 신부(데미안 비쉬어)는 바티칸 교황청의 명령에 따라 아이린 수녀(타이사 파미가)와 함께 사건이 벌어진 루마니아의 수녀원으로 향한다. 프렌치(조나스 블로켓)의 도움을 받아 수녀원에 도착한 그들은 무언가 사악한 기운이 감돌고 있음을 느낀다. ‘컨저링 유니버스’의 모든 작품들이 무섭진 않았다. 대표적으로 첫 스핀오프 영화였던 <애나벨>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가장 최근작인 <애나벨: 인형의 주인>은 어느 정도 공포스러움과 그것에 따른 재미를 주었던 작품이었다. 그렇다면 <컨저링>의 메인 악령이었던 수녀 악마를 주인공으로 한 <더 넌>은 어떨까?



 아쉽게도 <더 넌>은 ‘컨저링 유니버스’는 물론, 제임스 완이 관여한 호러영화 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영화로 손꼽히게 될 것 같다. 오프닝 시퀀스에서는 어느 정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지만, 부실한 연출과 불필요하게 붙여진 이야기들 때문에 엉성해지기만 한다. 영화의 가장 무서워야 할 장면들에서 관객들이 피식거리며 작게 웃음을 터트릴 정도다. 기대했던 강력한 악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가톨릭을 배경으로 함에도 기도의 힘 보다 총알에 의해 처리되는 악령들을 보고 있자면 차라리 <이블데드> 같은 막장 호러 코미디로 장르를 뒤트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성물을 눈앞에 두고 던지는 농담(“holy shit!”)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긴 수준이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며, 오프닝 시퀀스에서 품은 짧은 기대감은 러닝타임이 흘러갈수록 짜증남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액션 등의 장면들이 <애나벨>의 끔찍한 지루함보다 낫다는 점에서 조금 낫게 느껴지기는 한다.



 <더 넌>은 이미 <더 넌: 크루키드 맨>(가제)이라는 속편의 제작이 예정되어 있다. 영화에 쏟아지는 혹평과는 다르게, 북미에서 ‘컨저링 유니버스’의 작품 중 가장 빠르고 큰 흥행을 기록하고 있기에 속편의 제작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다만 속편의 완성도도 이번 영화 같다면, 흥행을 장담하긴 어렵지 않을까? ‘컨저링 유니버스’의 다음 작품이 <더 넌>의 속편이 될지, <컨저링>의 속편이 될지, 혹은 또 다른 스핀오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보다는 괜찮은 작품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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